헌물건에 대한 단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세상사는 예의. 며칠간 쏟아진 장맛비에 정화조 뚜껑이 깨져 빗물이 들어가는 걸 보고 철다리가 꺾인 헌쇠 밥상을 가져다 덮으니 딱, 이다 날이 밝자 어머니는 헌 밥상을 들고 들어와 행주로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그 밥상을 정성껏 닦으신다 아야, 식구들이 둘러앉아 먹던 밥상인데 똥통 뚜껑으로 덮어야 쓰겄냐 그까지꺼 똥통에 빗물 드가는 게 뭣이 중하더냐 언제나처럼 냉장고 뒤 밥상 자리에 그대로 꽂아두신다 성 시화 시 ‘헌 밥상에 대한 예의’ 모두 - 『삶이 고단할 때면 꺼내 읽는, 엄마』 (달아실, 2021) * 세상이 바뀌면서 ‘소중한 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간다. 세상속에 섞여 살면서 ‘세파’라는 세상의 단련에 감성이나 감정, 막연하게 가지고 왔던 세상에 대한 그리움이나 오래된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새로운’것에 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