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1,2 어느 한사람의 산책길, 몽돌, 저녁을 부려놓고 가다, 생의 한 가운데, 썸네일형 리스트형 ‘존재’와 ‘투명’ 사이에서 - 천 양희 시 한밤중에 혼자 깨어 있으면 세상의 온도가 내려간다 간간이 늑골 사이로 추위가 몰려온다 등산도 하지 않고 땀 한번 안 흘리고 내 속에서 마주하는 한계령 바람 소리 다 불어버려 갈 곳이 없다 머물지도 떠나지도 못한다 언 몸 그대로 눈보라 속에 놓인다. - 천 양희 시 ‘한계’ [마음의 수수밭], 창작과비평사, 1994. 새소리 왁자지껄 숲을 깨운다 누워 있던 오솔길이 벌떡 일어서고 놀란 나무들이 가지를 반쯤 공중에 묻고 있다 언제 바람이 다녀가셨나 바위들이 짧게 흔들 한다 한계령이 어디쯤일까 나는 물끄러미 먼 데 산을 본다 먼 것이 있어야 살 수 있다고 누가 터무니없는 말을 했나 먼 것들은 안 돌아오는 길을 떠난 것이다 이제 떠나는 것도 떠나고 싶은 마음보다 흥미가 없다 내 한계에 내가 질렸다 어떤 생을 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