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일정 썸네일형 리스트형 '산다'고 하는 것. 그 사람이 라디오를 켜는 시간이야 물 잔의 물까지 어는 추운 겨울밤 그 사람은 라디오를 켜지, 당신이 사는 도시보다 한 시간 삼십 분쯤 먼저 저녁이 일찍 찾아오는 산골마을 산 번지 저녁이 오기 전에 저녁밥 지어 먹고 저녁이 오면 이내 깜깜해지는 겨울밤에 불이 꺼져 무덤처럼 춥고 어두웠던 집에 라디오가 알불처럼 켜지는 거야, 빈방에 소리들이 두런두런하며 스스로 따뜻해졌어 여름 이후 그 사람은 입을 닫아버렸어 사람의 소리를 잃어버린 그 사람의 방은 무덤 속 같았지, 사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방 적막이 먼지로 수북수북 쌓이는 방 그 사람이 다락방에서 작은 라디오 하나 챙겨왔어 라디오가 처음 켜지는 날, 그때 알았지 아, 소리라는 것이 알전구처럼 밝고 소리라는 것이 손난로처럼 따뜻하구나 그 사람은 어린 시절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