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두통 썸네일형 리스트형 길가의 나무처럼 비, 바람에 흔들릴 때... 강의 하구에는 어둠으로 몸 불리는 물고기가 산다 달빛 아래 잔비늘 반짝이며 제 몸에 꽃나무 심어 위장할 줄도 아는, 낯선 새 날아와 부리 비비면간지럼에 몸 뒤척여 웃음소리도 강물에 풀어놓으며 바다를 거슬러 오르는 우어처럼 한 번쯤 몸에 새겨진 물길을 바꾸어 보았다면 물살에 온몸 찢겨 본 일 있다면 바람의 끝닿는 곳을 알리 몸 부풀린 놈, 물이 범람하면 제 알을 풀어놓으며 바다로 간다 가끔은 우리 마음에도 물결이 일어 긴 한숨 끝에 아이를 잉태키도 하지 떠밀리는 고단한 삶 위로 붉은 해 솟기도 하지 하지만 지금은 건기의 시간 철새 빈 몸으로 떠나고 가슴에서 자라난 몇 개의 욕지거리와 비밀과 사랑과 시를 강물의 끝자락에 풀어놓는 밤 메마른 바닥을 핥는 물소리 가슴을 친다 - 이태관 시 '산란기' 모두 『사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