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의 세월 속에서, 겨우, 토마토, 몽해항로 5, 몽해항로 4, 감자를 기리는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삶의 찰나에 대한 ‘크로키’ - 장 석주 시. * 땅거미 내리니 컹컹대며 보채는 개들에게 먼저 사료 주고 들어와 푸른 형광등 아래서 서운산에서 뜯은 취나물과 막된장 놓고 저녁밥을 먹는다. 오월이다, 밤마다 풋감들 후두두 떨어지고 들고양이는 호랑이 울음소리를 흉내내며 운다. 저 홀로 시름 깊은 사람 있겠다 * 풀먹인 모시옷 입고 둔덕 죽은 나뭇가지에 와서 우는 뻐꾹새 울음에나 귀를 내놓고 소일한다. 밤에는 덤불 위로 개똥벌레가 떠다닌다. 남은 세월은 한량으로 지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을 붉은 모란촉처럼 씩씩하게 내밀어 보는 것이다. * 사는 동안 슬픈 일만 많았다. 무서리 내리고 된서리 내렸다. 고사리 새 순 나오려면 아직 멀었다. 살모사 놀다가는 날도 있다고, 물안개 자욱하고 나무들에 새 잎 돋는 날도 있다고, 초승달 떴다. * 종일 뱁새가 노래한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