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단장1~13 썸네일형 리스트형 너는, 꽃- 김 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 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 처럼 나의 이 빛깔과 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김 춘수 시 ‘꽃’모두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