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향미 시

재물이 어찌 ‘도’를 살찌게 하겠느냐?! 재물이 어찌 도를 살찌게 하겠느냐 만 냥 빚을 얻어 과일과 말총 장사로 수천 빈민을 구제했던 허생은 오십만 냥을 바다에 던져 버리고 다시 초가집 선비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혀를 찬다 아까와라 허생의 꿈은 돈이 아니었다 너희는 어떠냐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외친다 돈! 혹시 도는 없느냐 한두 아이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다 주책스런 질문을 했구나 감히 무엇을 돈에 비길 것인가 선비가 말총 장사를 시작하면서부터 도는 이미 찌그러진 갓이 되었다 도는 돈을 살찌우지 못하므로 부모님도 선생님도 나라님도 도를 권하지 않는다 가정도 학교도 국가도 시장이 된 세상 맹렬히 돈을 꿈꾸는 것이 가장 옳은 도다 아이들의 돈의 도를 위하여 밑줄 긋고 별표 치며 허생전을 읽는다 허생은 찌그러진 갓을 쓰고 휘적휘적 모르는 곳으로 사라졌다.. 더보기
20 -31, 공동체. 그런 꽃도 있었나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더 많지만 혹 고요한 눈길 가진 사람은 야트막한 뒷산 양지바른 풀밭을 천천히 걷다가 가만히 흔들리는 작은 꽃들을 만나게 되지 비바람 땡볕 속에서도 오히려 산들산들 무심한 발길에 밟히고 쓰러져도 홀홀 날아가는 씨앗을 품고 어디서고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 저 풀밭의 초롱한 눈으로 빛나는 하얀 별꽃 허리 굽혀 바라보면 눈물겨운 작은 세계 참, 그런 눈길 고요한 사람의 마을에는 들꽃처럼 숨결 낮은 시들도 철마다 알게 모르게 지고 핀다네. -조향미시 '들꽃 같은 시'전문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결코 물들지 않는다. 남들과 협력하면 필연코 커다란 수확이 돌아온다. -서괘전(序卦傳) -역경, 계사하전(繫辭下傳)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을 배반하려는 사람은 말에 부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