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창 예인과 여인 품격 썸네일형 리스트형 예인과 여인. 이 세상 뜻있는 남자라면 변산에 와서 하루밤 유숙하고 갈 만하다 허름한 민박집도 많지만 그러나 정작 들러야 할 민박집은 한 군데 지금도 가얏고 소리 끊이지 않고 큰비녀 옥비녀를 쫒았는데 머리 풀기를 기다리는 여인 서해 뻘밭을 끓이는 아아 후끈 이는 갯내음 변산 해수욕장을 조금만 비껴 오르면 부안읍 서림공원 그 아랫마을 공동묘지 바다우렁이 속 같은 고등껍질 속에 한숨 같은 그녀의 등불이 걸려 있다 온몸의 근질근질한 피는 서해 노을속에 뿌리고 서너 물발 간드러진 물살에 창창하게 피는 낚싯줄 이 세상 남자라면 변산에 와서 하룻밤 그녀의 집에 들러 불끄고 갈 만하다 '이화우 훝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하던 님' 뻘 속에 코를 처박고 싶은 여름날 아아, 이 후끈 이는 갯내음. - 송수권 시 '이매창의 무덤 앞에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