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욱 시인 썸네일형 리스트형 문득,, 적어보는 시 한편. 손가락은 외로움을 위해 팔고 귀는 죄책감을 위해 팔았다. 코는 실망하지 않기 위해 팔았으며 흰 치아는 한 번에 한 개씩 오해를 위해 팔았다. 나는 습관이 없고 냉혈한의 표정이 없고 옷걸이에 걸리지도 않는다. 누가 나를 입을 수 있나. 악수를 하거나 이어달리기는? 나는 열심히 트랙을 달렸다. 검은 서류가방을 든 채 중요한 협상을 진행하고 밤의 쇼윈도우에 서서 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보았다. 악수는 할 수 없겠지만 이미 정해진 자세로 긴 목과 굳은 어깨로 당신이 밤의 상점을 지나갔다. 헤이, 내가 당신을 부르자 당신이 고개를 돌렸다. 캄캄하게 뚫린 당신의 눈동자에 내 얼굴이 비치는 순간, 아마도 우리는 언젠가 만난 적이 있다. 아마도 내가 당신의 그림자였던 적이. 당신이 나의 손과 발목 그리고 얼굴이었던 적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