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가 울에게, 김 혜순 시, -현대시, 2009년 2월호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 속의 시인 - ‘김종삼' 김종삼 전집 [장석주] ―주역시편ˇ22 정처없는 마음에 가하는 다정한 폭력이다. 춤추는 소녀들의 발목, 혀 없이 노래하는 빗방울, 날개 없이 날려는 습관이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이정표, 또다시 봄이 오면 누가 봄을 등 뒤에 달고 벙거지를 쓰고 허청허청 걸어간다. 그가 누구인지를 잘 안다. 오리나무에서 우는 가슴이 붉은 새여, 오리나무는 울지 않고 바보들이 머리를 어깨에 얹은 채 지나가고 4월 상순의 날들이 간다. 밥때에 밥알을 천천히 씹으며 끝끝내 슬프지 않다. 죽은 자들은 돌아오지 않고 오직 기일과 함께 돌아오는 5월의 뱀들. 풀숲마다 뱀은 고요의 형상을 하고 길게 엎드려 있다. 감상적으로 긴 생이다. 배를 미는 길쭉한 생 위로 얼마나 많은 우아한 구름들이 흘러갔는가. 개가 죽은 수요일 오후, 오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