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라진 얼굴. 어디서 물 끓는 소리 들린다 저 불을 꺼야 하는데, 꺼야 하는데, 손을 내저어보지만 몸이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다 물이 잦아든 주전자가 달아오른다 쇠 타는 냄새 플라스틱 손잡이 녹는 냄새 녹은 프라스틱이 다시 엉기는 냄새 급기야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물은 한 방울도 남지 않았는데 물 끓는 소리 계속 들린다 어서 저 불을 꺼야 하는데, 꺼야 하는데..... 비등점 위의 날들, 비는 내리지 않고, 마른 웅덩이에 는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개구리 울음소리, 누구의 목이 이리도 말라 물기란 물기는 다 거두어 가는가. 일어나, 일어나, 불타는 혀가 너를 삼키기 전에. 소리쳐보아도 이내 되돌아와 불타는 소리. 물 끓는 소리. 아무것도 모 른 채 잠이 든 마음을 업고 연기나는 집을 뛰쳐나왔다. - 나희덕 시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