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불평등 썸네일형 리스트형 슬퍼도, 봄 나는 나를 늘 싸게 팔았다 아예 마이너스로 치부해 버렸다 내세울 게 없는 집안이라고 어머니는 말씀하셨고 나는 그 말에 육십년이나 절었다 그래서 나의 액면가는 낮을 수밖에 없고 때로 누가 나에게 제 값을 쳐주면 정색을 하며 다시 깎아내리곤 했다 자신의 액면가를 곧잘 높여 부르는 이들도 있는데 겉으로는 끄덕끄덕하면서도 속으로는 씁쓸하다 그들의 액면가는 부르는 만큼 상종가를 치기도 하는데 나는 늘 나의 값을 바닥에서 치르며 흘끔흘끔 앞뒤를 곁눈질 한다 깎이고 깎인 액면가가 내가 되었다 이제라도 제값을 받아보자고 큰소리 한번 치고 싶은데 유통기한이 끝나간다 무릎이 저리다 - 윤 준경 시 ‘ 액면 가’ 모두 *슬퍼도, 봄 (시선사, 2021) * ‘액면 가’.... 말 그대로 어떤 사물에 유형, 무형의 가치로 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