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부재 썸네일형 리스트형 꽃을 부여 잡고... 그녀의 얼굴, 오싹하니 영전 같다 강혜숙은 죽은 시인의 아내를 오래오래 껴안고 있었다 도서관 옆 산수유가 노을에 추운 머리 담그고 한 생애가 저물었듯이 노제가 끝나가는 전남대 교정은 서서히 침전하는 水沒地區처럼 가라앉아갔다 죽음은 모든 사람을 딱 한 번 주인공으로 만들지만 한 사람이 빠져나갈 때 마다 영정 속에 들어 있는, 웃고 있는 생은 물고기를 담은 비닐 봉지처럼 언제 터질지 모를 막 안에서 웃었을 뿐이다 강혜숙, 드디어 미친년처럼 날뛰고 흰 무명천을 가르고 시멘트 바닥에 나뒹굴고 섹스하듯 허공을 어루만질 때 아, 그 더운 체온이 순수한 허공을 육체로 만들었다 미망인에게서 빌려온 체온을 곧 땅속에 떨어질 자에게 마지막으로 덮어주는 그 춤의 옷 한 벌! - 황지우 시 '춤 한 벌' 모두 (故김남주 시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