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편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 오는 날의 편지 / 이 해인 - 법정 스님께 스님,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창 밖으로는 새소리가 들리고 온통 초록빛인 젖은 나무들 사이로 환히 웃고 있는 붉은 석류꽃의 아름다움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비오는 날은 가벼운 옷을 입고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던 스님. 시는 꼿곳이 앉아 읽지 말고 누워서 먼산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소리내어 읽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하시던 스님. 오늘 같은 날은 저도 일손을 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시를 읊으며 `게으름의 찬양`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솔숲 흰구름방`이란 이름을 붙인 이 자그만 방엔 아직마늘 냄새가 가득합니다. 어제 아침 저희 식구 모두 밭에 나가 마늘을 거둬들이고 저녁엔 물에 불린 마늘은 열심히 벗겨 내는 작업을 계속했더니 옷에 배인 냄새가 쉽게 가시지를 않습니다. 가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