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씨에게 배우는 삶 썸네일형 리스트형 '살아있는 날'들에 대한 예의. 나에게 부족한 것은 비껴선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한쪽으로 비켜서 있는 이들 봄의 앞다툼 속 먼발치에 피어 있는 무명초 하루나 이틀 나타났다 사라지는 덩굴별꽃 중심에 있는 것들을 위해서는 많은 눈물 흘리면서도 비껴선 것들을 위해서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산 자들의 행렬에 뒤로 물러선 혼들 까만 씨앗 몇 개 손에 쥔 채 저만치 떨어져 핀 산나리처럼 마음 한켠에 비켜서 있는 이들 곁눈질로 라도 바라보아야 할 것은 비껴선 무뉘들의 아름다움이었는데 일등성 별들 저 멀리 눈물겹게 반짝이고 있는 삼등성 별들이 있는데 절벽 끝 홀로 핀 섬쑥부쟁이 처럼 조금은 세상으로부터 물러나야 저녁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아, 나는 알지 못했다 나의 증명을 위해 수많은 비껴선 존재들이 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