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중 시, 할매 밭에 싹이 돋고 잎이 피고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 말년의 입맛 / 고들빼기’ 김치. 잡초 [이향지] 내가 심어 내가 먹는 손바닥농사 뽑아도, 뽑아도, 쳐들어오는 잡초들과의 전쟁이다 나는 도라지 심었는데 쑥 민들레 어깨동무로 자란다 나는 무 배추 상추 시금치 아욱 심었는데 쇠비름 고들빼기 씀바귀 더 팔팔하다 내가 내 감자 고구마 서리태 옥수수에게 타이른다 쟤들 좀 봐라, 꾸짖을수록 내 잎과 열매 한층 모자라다 토박이 경운기 빌려서 깊이 갈아엎고 닭똥 푸집 섞어 주고 싶어도 하늘 높은 줄만 아는 다락밭이다 똑같은 흙, 똑같은 안개, 똑같은 햇볕 잡초도 사는데 내 희망 먹고 자란 푸성귀보다 구박덩어리들이 더 반들거리니 내가 게으른 탓이다, 내가 경계를 느슨하게 잡초도 식구로 보아주기로 한 날부터 잡초가 잡초 쪽으로 나를 엎어 버린 것이다 내가 계속 그늘 속에 앉았거나 누워 있으면 쑥 민들레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