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왼쪽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많은 손들이 있고
나는 문득 나의 손이 둘로 나뉘는 순간을 기억한다.
내려오는 투명 가위의 순간을
깨어나는 발자국들
발자국 속에 무엇이 있는가
무엇이 발자국애 맞서고 있는가
우리에게는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이 있고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육체가 우리에게서 떠나간다
육체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우리에게서 떨어져나가 돌아다니는 단추들
단추의 숱한 구멍들
속으로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 이수명 시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모두
* '시간은 흐르는 물 같다.' 어느덧 한해가 저물고 있다. 시간을 재며 달려가는 세월속에 '내자아'의 모습이 담긴 시간이 없다. 책과 듣지도 못한 CD를 쌓아만 놓고.. 세월의 먼지만 한겹 두겹 내려놓고 있다. Am04 에 눈을 떠서 무거운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어두운 천정을 바라본다. 온도조절 스위치를 눌러서 꺼놓고는 전기면도기로 면도를 한다. 하루의 시작이다. 싸늘한 냉기에 옷깃을 세우고 첫차를 타고 길을 나선다. "피곤하다"... 생각되면.. 음악의 볼륨을 조금 올리고 사람의 잡음을 제거한다. 사무실에 도착해 매마른 먼지낀 공기를 씻어내고 포트에 찬생수를 부어 뜨거운 커피를 한잔가득 마신다.
50을 넘겨서도.. 왜 자잘한 감정을 버리지 못할까?!... 한해, 두해, 세해... 쌓아둔 저 물건들 처럼 버리지 못하는 이 애잔함을, 올해를 끝으로 버려야 겠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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