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 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없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
빗소리 였으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절실한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다
양철지붕을 이해하려면
오래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맨 처음 양철지붕을 얹을 때
날아가지 않으려고
몸에 가장 많이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놈이 가장 상처 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말은 증발하기 쉬우므로
쉽게 꺼내지 말 것
너를 위해 나도 녹슬어 가고 싶다, 라든지
비 온 뒤에 햇볕 쪽으로 먼저
몸을 말리려고 뒤척이지는 않겠다, 라든지
그래,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좀 필요한 것 아니냐?
생각해 봐
한쪽 면이 뜨거워지면
그 뒷면도 함께 뜨거워지는 게 양철 지붕이란다.
-안도현 시 '양철지붕에 대하여'모두
--------------------------------------------------------------------------------------------------------------
-막걸리가 발효 되어 익어가는 모습....
-'예전'에 나도 애주가 클럽의 '정회원' 이였으나 이제는 '옛 명성'을 뒤로 하고 내일을 위하여 몸을 사리는 '실속파 주당'이 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니고 약을 복용 하면서도 때로 술을 마시는 아빠를 이해 못하겠지만,, 담배도 끊고, 심한 운동도 하지 못하는 나에게 그래도 가끔 마시는 술 한잔이 쌓이는 스트레스를 푸는 하나의 처방이 된다. 주치의 선생님도 약간의 음주는 허용한 바, 스스로 양을 조절함이 문제긴 하지만,, 대체로 잘 지켜온 듯 싶으니,, 나도 빨리 죽기는 싫은 모양이다.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한창 때에는 기본으로 양주 병씩은 마셔도 아침에 7시까지 부서의 회의 시간에 늦은적이 한번도 없었다. 하긴 직종의 특성상 모두들 말술을 마셔도 '정시 출근은 기본' 이었던,, 그래서 에피소드도 많았던 시절....
-나에겐 군 시절에 제일 맛있던 술,,, 이제는 '유사 한 술'이 너무 많아 졌다.
-요새도 '와인 열풍'인 모양인데,, 이전부터 외국으로 출장을 오고가며 다량의 와인을 종류별로 마셔본 바,, 나에겐 한국의 '두꺼비'가 제일 입맛에 맛는다는 결론을 90년대에 내린 바 있다. 외국을 다니며 세계의 유명주를 조금씩 모두 마셔 본 애주가 로서 단언컨데,, '소주' 만한 대중적이며 깨끗한 술은 없다는게 결론이다. 더블어 대학시절에 '연고전 시절' 고대쪽으로 원정가서 '이모집'에서 마시던 막걸리의 알싸한 맛은 지금도 기억의 한구석에 남아,, 지금도 가끔 안암동쪽으로 갈 때에는 '주막'을 찾아 둘러보나 이쪽이나 우리쪽이나 너무도 변하여 80년대의 한귀퉁이도 찾을 수 없으니,, 씁쓸히 뒤 돌아 설수 밖에,,,
-대한민국 민속주 1호, 금정산성 토속주....
-부산은 갈 때마다 정이 새록새록 더 붙는 이상한 도시이다. 내가 좋아하는 바다가 있고,, 내 절친한 블로그의 벗 1호인 하하물꼬기 양과 쭈아 양이 이곳에 산다. 두분 다 혼기가 찬 준비된 신부감인데,, 아직도 짝이 없는 바 좋은 사람을 소개 해 주어야 할텐데,, 얼마전 부산에 가면 의무적으로 들르는 범어사에 오르다가 지하철역 간판에 부산의 탁주 광고가 붙어있는 것을 무심코 보며 올라 왔는데,, 하산길에 90번 버스정류장 밑에 있는 '맷돌 순두부집'에서 비지찌개에 저녁식사를 하다가 보니 모두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바, 본인도 한병 시켜 마시니,, 그 유명한 서울의 '장수 막걸리'보다 맛이 월등하게 느껴지는,, 애석하게도 요새는 메모를 안하면 한번 본것은 자꾸 잊어먹는지라,,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방금, 하하물꼬기님의 정보에 의하면 '생탁'이 맞다) 어쨌든,, 부산에 가면 C-1 소주와 더블어 즐길 곡주가 생겼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내가 있는 다소 '시골틱한' 이곳에도 '이동막걸리'가 있는데,, 그 맛이 그 맛이 아니다! 군에서 현리에 근무한 바, T/S 훈련시에 무내리나 포천, 이동으로 이동하다가 주둔지에서 외출시에 이동 막걸리를 월급도 다 떨어져 기본으로 나오는 뚝섬갈비(김치)에 탁주 한주전자를 시켰는데,, 당시의 기억으론 1주전자에 3,000원 받았던 듯,, 탁배기에 따르니 멀건 죽같이 끈끈하게 떨어지는 막걸리는 맛이 환상 이었던,, 그 기억으로 항상 그 지역에서 '이동 막걸리'를 조금 비싸도 사먹던 기억이 난다. 이후에 조금 독했던 '송우리 막걸리'나 '포천 막걸리'도 이동 막걸리의 맛을 따라오지 못했다. 때로 허기질 때에 '한끼'를 대신 채워주기도 하던 알싸한 막걸리. 최근에는 친구 덕에 귀한 '금정산성 토속주'를 딱 '한잔' 맛 보았는데,, 이 술이 박정희 대통령도 즐겨 마시던 대한민국 민속주 1호 란다. 임진왜란 전부터 화전민들이 생계수단으로 술을 빚기 시작했다는데,, 누룩, 쌀, 물, 세가지 이외에는 더함이 없는 자연 발효주라고, 특히 일반 막걸리는 주도가 5도인데, 산성막걸리는 주도가 8도이고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걸쭉하며, 소량 생산이라 금정산성 일대에서만 파는 것이라 이것도 그곳에서 사온 것이라고,,,
-어쨌든,, 기억속의 이동막거리와 유사한 농도이고 걸쭉함이라 오래간만에 맛나게 마셨는데,, 한잔 뿐이라니 쩝.... 지방쪽으로 내려가면 토속주를 유심히 살피는 어쩔 수 없는 애주가인 나는,, 다음에는 부산쪽에 다시가면 꼭 사와야 할 것과 들를 곳이 생긴 듯,, 아침부터 이런 글을 쓰면 저녘이 문제인데,,, 두부김치에 탁배기 한잔 마셔야 할까?! ㅎㅎㅎ,, 꼭 주당 같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