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있는 날'들에 대한 예의. 나에게 부족한 것은 비껴선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한쪽으로 비켜서 있는 이들 봄의 앞다툼 속 먼발치에 피어 있는 무명초 하루나 이틀 나타났다 사라지는 덩굴별꽃 중심에 있는 것들을 위해서는 많은 눈물 흘리면서도 비껴선 것들을 위해서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산 자들의 행렬에 뒤로 물러선 혼들 까만 씨앗 몇 개 손에 쥔 채 저만치 떨어져 핀 산나리처럼 마음 한켠에 비켜서 있는 이들 곁눈질로 라도 바라보아야 할 것은 비껴선 무뉘들의 아름다움이었는데 일등성 별들 저 멀리 눈물겹게 반짝이고 있는 삼등성 별들이 있는데 절벽 끝 홀로 핀 섬쑥부쟁이 처럼 조금은 세상으로부터 물러나야 저녁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아, 나는 알지 못했다 나의 증명을 위해 수많은 비껴선 존재들이 필.. 더보기
日本 국민들의 화이팅과 사고 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기원 합니다! 치마로 생밤을 받는 신부처럼, 아니, 급식소로 가는 사람들처럼, 맨 처음인 듯, 아니 맨 마지막인 듯 그렇게 저녁을 받는 나무가 저만치 있습니다 兄이 저 혼자 저무는 섬진강 쪽으로 천천히 그림자를 늘리는 나무 앞에 서 있을 때 옛 안기부 건물 앞 어느 왕릉의 나무에게 전, 슬리퍼를 끌며 갑니다 ; 그 저녁 나무, 눈 지긋하게 감고 뭔갈 꾸욱 참고 있는 자의 표정을 하고 있대요, 형, 그거 알아요 아, 저게 는 형용사구나 누군가 떠준 밥을 식반에 들고 있는 사람처럼, 혹은 신부처럼 生을 부끄러워할 때 거룩한 저녁 나무는 이 세상에 저 혼자 있다는 거 땜에 갑자기 울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위해 서 있습니다 형이나 저나, 이제 우리, 시간을 느끼는 나이에 든 거죠 이젠 남을 위해 살 나이다,고 자꾸 되뇌기만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