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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기원과 절대고독 / 김 현승 시인.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혼의 먼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잠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로 내게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꿈으로 고인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주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도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 나의 시는. - 김 현승 시 ‘절대고독’모두 * 시집 [가을의 기도] 중.. 더보기
*화양연화(花樣年華).., 덧 붙여. 화양연화 2 이미산 그 여름, 그 가로등, 내가 불빛 아래 서성일 때 너는 어둠 쪽에 서 있었다 내가 다가간 만큼 꼭 그만큼 너는 물러났다 그러니까, 전등갓 속의 불빛이 바닥 쪽으로 곤두박질치는 거리와 그 빛에 의해 드리워진 공간, 우리의 허락된 영토는 꼭 그만큼이었을까 빛과 어둠, 경계는 완강했다 한 걸음만 내디뎌도 천 길 낭떠러지, 가장자리에 마주선 그림자 적시며 더듬이를 키웠다 새벽이면 지워질 관계로 기꺼이 한 방향을 보았다 무엇을 보았을까 어둠을 삼킬수록 더듬이는 환하다 그가 들숨을 쉬면 나는 그의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그의 모퉁이에 서있는 내 그림자를 만난다, 다시 나의 들숨에 차곡차곡 그가 새겨지고 먼 거리에서 환하게 피어나는 우리의 그림자 꽃들 끝끝내 살아남을 슬픔을 위해 우리는 일부러 소나기.. 더보기
‘자연’을 닮아 간다. 아버지께서 갈꽃비를 만드신다 지난가을 당신처럼 하얗게 늙은 갈대꽃을 한아름 꺾어 오시더니 오늘은 당신 몫의 생애를 차근차근 정리하여 묶듯이 갈꽃비를 만드신다 나이 들어 정신도 육신도 가벼워진 아버지와 갈대꽃이 한데 어우러져 조용히 흔들린 끝에 만들어진 갈꽃비 평생 짊어진 가난을 쓸기엔 너무 탐스럽고 세상 더러움을 쓸기엔 너무 고운 저 갈꽃비로 무엇을 쓸어야 할까 서러운 세월 다 보내신 아저비의 한 방울 눈물을 쓸면 딱 알맞겠는데 아버지는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으신다 - 정 낙추 시 ‘갈꽃비’모두 * 따가웠던 햇살도 이제는 아리따운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럽게 온 몸에 따사로운게 제법 서늘한 바람과 함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언제나 나를 깨우게 하는 것은 시간의 명징성. 세상 한 모퉁이의 그 정직.. 더보기
아버지의 눈물 / 이 채 남자로 태어나 한평생 멋지게 살고 싶었다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며 떳떳하게 정의롭게 사나이답게 보란 듯이 살고 싶었다 남자보다 강한 것이 아버지라 했던가 나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위해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세상살이더라 오늘이 어제와 같을지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희망으로 하루를 걸어온 길 끝에서 피곤한 밤손님을 비추는 달빛 아래 쓴 소주잔을 기울이면 소주보다 더 쓴 것이 인생살이더라 변변한 옷 한 벌 없어도 번듯한 집 한 채 없어도 내 몸 같은 아내와 금쪽같은 자식을 위해 이 한 몸 던질 각오로 살아온 세월 애당초 사치스런 자존심은 버린 지 오래구나 하늘을 보면 생각이 많고 땅을.. 더보기
사랑한다, 사랑한다. 내가 먼저 待接받기를 바라진 않았어! 그러나 하루라도 싸우지 않고 지나가는 날이 없으니. 다시 이쪽을 바라보기 위해 나를 對岸으로 데려가려 하는 환장하는 내 바바리 돛폭. 만약 내가 없다면 이 강을 나는 건널 수 있으리. 나를 없애는 방법, 죽기 아니면 사랑하기뿐! 사랑하니까 네 앞에서 나는 없다. 작두날 위에 나를 무중력으로 세우는 그 힘. - 황지우 시 '죽기 아니면 사랑하기 뿐' 모두 - 유행이나, 시류,, 이런 것에서 '무심'해진지 여러해가 되었지만,, 감흥이 없는것은 아니다, 일요일 마눌님은 큰딸의 미진한 짐을 가져다주러 떠나고 동네를 크게 한바퀴 돌아 운동을 마친 나는 동네의 단골 순대국집에 앉아 간만에 '선지해장국'에 '처음처럼' 1병을 함께 했다. "끝까지 가보자" 이후 여러 (엠파스, 다.. 더보기
교회 '과자 한봉지'의 추억. 내가 소망하고, 기도 하는 것들...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634) 이미지..,love. | 2007/12/09 (일) 09:30 추천(2) | 스크랩(0)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모든 이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나는 소망 합니다 한 사람의 죽음을 볼 때 내가 더욱 작아질 수 있기를 그러나 나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삶의 기쁨이 작아지는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 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지 않기를 나는 소망 합니다 다른 이가 내게 주는 사랑이 내가 그에게 주는 사랑의 척도가 되지 않기를 나는 소망 합니다 내가 언제나 남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내 용서를 구할 만한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 .. 더보기
미워 할 수 없는 아픈 자화상, 어머니.... 미워 할수없는 아픈 자화상 - 어머니.., 조회(159) 이미지..,love. | 2005/10/15 (토) 14:34 추천(0) | 스크랩(1) 1935년생.., 70을 갓 넘기신 어머니는 내 인생에 하나의 낳지않은 상처이다. 공무원인 아버 지에게 시집와서 젊은시절 풍족하게 생활하신 어머니는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친구들의 빚 보증으로 집안이 쓰러졌을때, TV나 드라마에 나오는 어머니들 처럼 잘 이겨 내진 못하셨다. 어릴때의 기억속에 수없이 찾아오던 빚장이들.., 먹고 살길을 찾기위해 여기, 저기 찿아 다 니시며 그전에 베풀었던 친척들에게 하소연 하시던 아픈모습..,국민학교 저학년 이던 나는 영문도 모른채 여기 저기 어머니 손에 이끌려 다니며 '여러모습들'을 보았고 흐릿한 아품 속 에 '애어른'으로 성장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