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붉은수염

헤어짐이,,, 어려워 진다.

 

    

 

 

 

 

누가 그것을 모르랴

시간이 흐르면

꽃은 시들고

나뭇잎은 떨어지고

짐승처럼 늙어서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땅으로 돌아가고

하늘로 사라진다

그래도 살아갈수록 변함없는

세상은 오래된 물음으로

우리의 졸음을 깨우는구나

보아라

새롭고 놀랍고 아름답지 않으냐

쓰레기터의 라일락이 해마다

골목길 가득히 뿜어내는

깊은 향기

볼품없는 밥송이 선인장이

깨어진 화분 한 귀퉁이에서

오랜 밤을 뒤척이다가 피워 낸

밝은 꽃 한 송이

연못 속 시커먼 진흙에서 솟아오른

연꽃의 환한 모습

그리고

인간의 어두운 자궁에서 태어난

아기의 고운 미소는 우리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지 않느냐

맨발로 땅을 디딜까 봐

우리는 아기들에게 억지로

신발을 신기고

손에 흙이 묻으면

더럽다고 털어 준다

도대체

땅에 뿌리박지 않고

흙도 몸에 묻히지 않고

뛰놀며 자라는

아이들의 팽팽한 마음

튀어오르는 몸

그 샘솟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

 

 

 

- 황 지우 시 '오래된 물음' 모두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민음사,2014

 

 

 

 

*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 참, 쓸쓸하지만 맞는 이야기. 아이들의 대학졸업과 취업, 그리고 결혼.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서 한눈을 팔 사이도 없이 숨가쁘게 하루가 오고, 하루가 지나간다. 사는게 마음 같지가 않아서 수없이 계획을 세우고 허물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삶의 계획이라는게 존재하기에 현실의 암담함 에도 '새길'를 찾아 나서는 힘이 생겨 나는것 같다. "가는사람 잡지말고, 오는사람 막지마라" 요즘의 내 마음 이라할까?! 다 비워 버리니 비로서 내가 선명하게 보인다. 하루에 5km, 독했던 감기를 떨쳐내고 바닥을 치는 체력을 다독이며 하루에 하루를 더하여 10여일,,, 조금씩 체력이 회복됨을 느낀다. 이대로, 이대로는 물러 수는 없으니,, 다시 또 시작해야 한다. 아직도 할일이 많고 보아야 할 일들도 많은데,, 건강 하나로 덜미가 잡혀서 인생을 나약하게 주저앉아 살 수는 없는 일이다.

 

4/15-19, 잠시 길을 떠난다. 인적이 드믄길을 하루 하루 씩 걷다보면 마음도, 몸도 정리가 되겠지. 이번길에는 다음을 기약하며 아껴두었던 맛있는 것들도 인연이 닿는대로 먹어 볼까?! 다음이란 기약할 수 없으니까.... 요번에는 정말 '간세다리'로 게으르게 4박 5일을 즐겨보자고 다짐 해 본다. 인생은 한바탕 꿈과 같은데,,, 기왕이면 아름다운 꿈을 꽃비에 묻혀서 색색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 젠장,, 정말 인생의 계획이 '내뜻'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으니, 제길할! 이다.

 

 

 

 

 

 

 

 

'붉은수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답게,, 살고, 가는 것.  (0) 2014.11.06
삶은, 절절한 아품입니다.  (0) 2014.06.01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 뿐  (0) 2014.02.23
내 마음에 하얀 눈이 내리면,,  (0) 2013.12.23
푸르른 날에,,  (0) 201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