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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이런 '애매함'이라니,,,

 

  

 

 

 

 

아침 꽃을 저녁에 주울 수 있을까

 

왜 향기는 한순간 절정인지

아침에 떨어진 꽃잎을 저녁에 함께 줍는 일

그러나 우리는 같은 시간에 머물지 않고

 

떠도는 발자국 하나

지구의 원점,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날 때

흩어진 별들의 고개 기울어지다

 

알고 있니 천문대의 자오선을 경계로 하루쯤 시차가 난다는 걸,

그도 괜찮지만 착란은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나라의 일,

언제나 거짓말 같은 새벽과 짙은 농담의 밤이 찾아 오는 곳

 

감은 눈동자 위로 반짝이는 열(熱)

이별은 이 별에서 헤어지는 중입니다

새의 깃도 바람에 헤어지는 중입니다

 

기억하자 날짜변경선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으면 하루 늦게,

반대의 경우 하루가 빨라진다는 걸,

착란의 시간과 변하지 않을 운명에 대한 예감은 잠시 접어두기

 

문득 망설이던 긴 꼬리별

역일(歷日)의 선을 그으며 떨어지는 순간

 

때를 달리한 연인은

아침 꽃을 저녁에 주울 수 없고

우리는 너와 나로 파자(破字)되어 단출할 뿐이다

 

이제 잊는 것으로 기다릴까

향기로운 새의 부리가 전해줄 꽃의 절정

한 잎은 이쪽으로

                         한 잎은 저쪽으로

 

 

  - 이 은규 시 '아침의 꽃을 저녁에 줍다' 모두

 

 

         *루쉰의 산문, <朝花夕拾조화석습>

             [다정한 호칭],문학동네, 2012

 

 

 

 

 

* 17년전에 '사구체신염'으로 신장 이식을 받았다. 6개월여 병원에서 손목에 '섹션'을 다는 수술을 받고 일주일에 3번, 월 , 수, 금 요일에 하루에 4시간씩 투석을 받았었다. 17년전에도 기억하기 싫었던 과정을 다시금 되새기며 더듬어 적어가는 이유는 최근에 다시 신장의 '크로아틴'이 원인불명으로 자꾸만 나빠지는데 있다. 2009년도에도 한번의 위기가 있었는데,, 그때는 운이 좋게도 진행이 멈추어 17년을 잘 이어올수 있었는데,, 나름대로 관리를 했다고 생각 했는데 수치가 점점 더 높아져 간다. 크로아틴의 정상수치가 0.8-1.2 사이, 보통 수술한 환자가 유지하는 수치가 2.0-2.8 사이.  여러가지 사유가 있었지만,, 3.0을 넘어서더니 3.5/3.8/4.2/드디어 4.5까지..... 3/23일 진료전에 '신장초음파'도 찍어 보았는데, 주치의 예상과 달리 초음파에서 모양이 좋으니,,, 두가지 방법을 제시 하는데,, '신장조직검사'와 '면역억제제'를 다시 써 보자 하면서 스스로 이약은 이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하는데,,, 일단은 모두 거절하니,, 한달 후로 다시 예약과 검사를 잡고,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다시 와서 조직검사를 하자며 짜증을 내는데,,,

 

 

이틀을 곰곰히 생각 해보니,, 여러가지 개인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들로 5, 6개월,, 내 자신의 건강관리에 너무 수동적 이였음을 깨닳았다. 병이라 하는것이 치료도 중요하지만 내 스스로의 관리가 더 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너무 운에 내 맡긴 감이 있었다. 항상 나 자신의 '합리화'가 일을 키운다. 스케줄을 전면적으로 조정하고 음식과 운동에 집중하여 일단 한달 후를 기약 해 본다. ㅎㅎ,, 뭐 어쩌겠는가?!..... 사는게 항상 문제와 고난의 연속인 것을,,, 이 또한 지나가리니,, 무엇 이로든 길은 열리겠지. 그것이 최선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내 최선의 노력이 더해져야 하겠지. 겨울물건 정리와 재고파악과 창고정리를 마치니 계절이 봄인듯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그야말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개나리가 만발하고 벗꽃이 만발하였다. 벌써,  내가 좋아하는 목련을 만개하여 잎을 떨구는 나무도 있으니,,,, 올봄은 느껴 보기도 전에 내곁을 떠나갈 모양인가?!....

 

 

다시금, 홀로 길을 걸으며 스스로를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