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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떠나간 자, 떠나게 하라,,,


뒤돌아 서서 그리운 눈물을 참고, 앞으로.... 얼리
조회(762)
이미지..,love. | 2007/12/22 (토)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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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스산한 오후... '따스함'에 둘러 쌓여 있고 싶은,,, 

 
 
 
거리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모두가 타인인 곳에서
지하도 난간 옆에 새처럼 쭈그리고 앉아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아무도 그 남자가 우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아무도 그 눈물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거리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한세기가 저물고
한 세기가 시작되는 곳에서
모두가 타인일 수밖에 없는 곳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신이 눈을 만들고 인간이 눈물을 만들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가 우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나는 다만 그에게
무언의 말을 전할 수 밖에 없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은
눈물이라고.
 
 
  -류시화 시 '거리에서'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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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부르면,,, 왠지 모두가 무너질것 같아서, 돌아서는 떨리는 어깨를 붙잡아 세우지 못하고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말없이 인내하며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다. 나이를 조금 더 먹고, 세상의 일들에 익숙해져 어떠한 일에도 그냥 "씩"하고 웃어 넘길수 있게 되었을 때... 많이도 변한 내 모습을 느낄수 있었다. 세상을 산다는 것은 끝임없는 '자신'과의 전쟁이다. 때로는 쉽게 흘리며 넘길 일도 그날의 상태에 따라서 데미지를 남기기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 버릴수도 있으니,, 내 자신을 조절할 수 있음이 하루의 성패를 좌우 하기도 한다. 살다보면 가장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 세상을 등지는 벗들의 예기치 않은 소식인데,, 때로는 스스로 세상을 던져버린 친구들의 소식은 정말 나를 우울하게 한다. 고등학교 3학년때,,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절망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가졌다. 두번째는 내 가정 형편으로 사랑했던 여인을 떠나 보냈을 때,, 그리고 이를 악물고 변해가는 내 모습에 스스로 놀라며 부모의 빚을 다 갚고 스스로 서있었을 때... 주위에는 진실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 하나 없고 그냥,,, '똑똑한 놈' '독한 놈' '스스로 알아서 하는 놈' '뭔가 한몫 할 놈'.... 이런 타이틀 만이 따라다닐 뿐,, 산다는 것이 외로움 뿐 이었다. 마지막은 결혼을 하고 독립을 하려고 노력할 때 찾아온 병마... 정말 스스로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 버스에서 손잡이를 잡고 설수도 없게 기력이 떨어지고 내 아내나 어린 딸아이 마저도 '당혹한 시선'으로 내 자신을 바라보던 눈길,,,,
 
-생각해 보면 나는 어떤 장남이란 '의무감' 때문에 나자신의 감정을 심하게 절제하며 나이먹은 애 늙은이 처럼 살아온 듯 하다. 남들은 흔들리지 않는 듯 보였겠지만,,,어릴때에는,,, 중, 고등학교 때에는 어른들의 어떤 '강인한 모습'을 보며,, "나도 어른이 되면 저처럼 흔들리지 않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 했었다. 여유가 생기면, 돈이 많아지면,, 내 가족이 생기면....  후에 어른이 되어 깨달은 것은 백조가 물위에 우아하게 떠 있는 것은 물밑에서 수백번의, 수천번의 무수한 발놀림으로 인해 저처럼 우아하게 물위에 떠 있다는 것!!! 그 이후로 '포커 페이스'를 배우려 노력했지만,, 사람은 나름대로 주어진 삶에의 역활이 있는 것 같다. 20일 늦은 오후에,, 절친한 친구의 부음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으로 아이들과 애엄마가 먼저 이민을 가고 나름대로의 계획에 의해 7년이 넘게 기러기 아빠로 지내다가 작년에 회사를 정리하고 "이제는,,," 하며 많은 말의 여운을 남기고 떠났는데,,, 병도, 사고사도 아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 어머님을 통하여 소식을 전해 듣고 그냥 '멍' 했다.
 
-대학과 고등학교 동창 이었던 녀석... 전라도에서 서울로 유학을 왔다며 성북동의 사글세 방에서 누이들과 자취를 하면서 항상 밝고 씩씩하던,,, 녀석. 바보같은 녀석...  연락이 되는 고등학교 동창과 대학 친구들을 통하여 부조금을 모으고 송금을 하면서 그냥, 눈물이 흘렀다.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 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의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꽂혀 있을 것이다
 
 
     -천양희 시 '뒤편'모두
 
 
 
-벗이 좋아하여 외우던 천양희의 시 한편을 적어 본다. 떠나던 날,, 웃는 듯 우는 듯,, 미소짓던 녀석의 모습이...  "잘 살아라!" 하고 어깨를 치며 외치던 음성이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그 친구는 다시는 볼수 없는 먼길로 홀로 떠나버렸다, 나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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