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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봄 처럼 피워 내시길~ 신환우카페에 들렀다가 “대한독립 만세 나는 투석기하고 독립하고 싶어용ㅠㅠ” 라고 써놓은 글을 읽고 가슴이 무거웠네요. 시민 여러분 국기는 다셨는지요. 근래에 ‘기적의 시작’이란 이승만 영화가 상영되여 말들이 있더니, ‘파묘’로 인하여 보수와 진보의 영화상영 대결구도로 발전 했다는 ‘썰’을 들었습니다. 파묘를 본 사람으로서 현 지도자의 친일적인 형태가 이러한 논란에 불을 붙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러가지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듯 하여 가슴이 답답합니다. 모든 ‘선’을 넘나드는 행위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저 국민들은 자신의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가슴 터지게 “대한독립 만세”라도 힘껏 외치면 이 체기가 내려 앉을까요? 3월 입니다. 모두 봄 처럼 피워 내시.. 더보기
Who am I ?! 아버지는 누구인가?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龍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 하는 자책을 날마.. 더보기
어 매징! ( A MAGZING !!! ) 마음이 가난한 자는 소년으로 살고, 늘 그리워 하는 병에 걸린다 오십 미터도 못 가서 네 생각이 났다. 오십 미터도 못 참고 내 후회는 너를 복원해낸다. 소문에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축복이 있다고 들었지만, 내게 그런 축복은 없었다. 불행하게도 오십 미터도 못 가서 죄책감으로 남은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무슨 수로 그리움을 털겠는가. 엎어지면 코 닿는 오십 미터가 중독자에겐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지 화면처럼 서서 그대를 그리워했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십 미터를 넘어서기가 수행보다 버거운 그런 날이 계속된다. 밀랍 인형처럼 과장된 포즈로 길 위에서 굳어버리기를 몇 번. 괄호 몇 개를 없애기 위해 인수분해를 하듯, 한없이 미간에 힘을 주고 머리를 쥐어박았다. 잊고 싶었지만 그립지 않은 날은 없었다. 어떤 .. 더보기
10년의 세월 만큼,, 나는 상상했습니다 그들, 일인칭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노질을 그들이 저어가는 배의 방향들을 때로는 하루종일 때로는 밤이 새도록 멜로드라마, 사이코드라마, 홈드라마, 폭로, 스릴, 서스펜스······ 한때는 상상의 범주에 넣아주지도 않던 그런 망상들을 하고, 또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날이 지나갈수록 하나둘 그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엔 드라마가 그다음엔 얼굴이 그다음엔 이름들이 그들의 온갖 이미지들이 다 사라지더군요 참 이상하게도 그들을 봐도 그들을 만나도 이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무런 생각이 없어지니까 대신 그곳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더군요 나는 그 구멍하고 놀았습니다 기묘한 구멍, 쓸쓸한 구멍, 끔찍한 구멍, 서러운 구멍, 특이한 구멍, 찬란한 구멍······ 언젠가는 그 구.. 더보기
내려 놓아야 할 것들,, 그 무게. * 장례식장에서 / 김현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무를 먹는데 작고 밝은 것들이 웃었다 무지했다 바로 앉는 자세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그런 식욕이 영정을 돌아보게 했다 불빛 환하고 죽은 사람이 한가운데 - 낮에 본 얼굴을 밤에 다시 봅니다. 우리는 이렇게 가까운 얼굴입니다. 그런 얼굴로 당신은 모르는 얼굴을 보고 나는 얼굴을 모릅니다. 두번 절하고 한번 맞절합니다. 그럴 때 어떡하든 얼굴을 피하고 싶습니다. 얼굴을 들 수 없어서 그게 밤 때문이라고 밤이 뒤통수에 달라붙어 고개를 숙이게 한다고 믿으며 밤하늘을 우뚝 올려다보는 겁니다.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우리는 자연이라고 부릅니다. 이곳에서 자연이라는 말은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고개를 이편에서 저편으로 돌릴 때 흔들렸다 얼굴이 흔들리는 얼굴이 저만.. 더보기
‘주문’을 외워봐~~ 이것은 주문이며 수행의 한 방법이다 아침에 한번, 자기 전에 한번, 하루 두 번 공복 상태에서 매일 따라하면 흐트러진 기를 모을 수 있고 잡념을 다스릴 수 있으며 마침내 고집멸도苦集滅道에 다다를 수 있다 살라가둘라 메치카볼라 티루카카 꾸르꾸르 칸타삐아 비비디바비디 부 이것은 사랑의 묘약이며 사랑의 세레나데다 이것을 외우면 기적처럼 사랑이 찾아올 것이다 부작용. 정치인이나 종교인이나 학자가 따라할 경우 호흡곤란이나 공황장애가 올 수 있음 주의, "너 미쳤니?" 혹은 "니가 도마뱀이냐?"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음 - 박제영 시 ‘살라가둘라 메치카볼라 티루카카 꾸르꾸르 칸타삐아 비비디바비디 부’ 모두 *안녕, 오타벵가, 달아실, 2021 * 새벽투석을 마치고 아점으로 ‘소머리국밥’ 한그릇으로 때우고,, 커피의.. 더보기
비 오는 날의 편지 / 이 해인 - 법정 스님께 스님,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창 밖으로는 새소리가 들리고 온통 초록빛인 젖은 나무들 사이로 환히 웃고 있는 붉은 석류꽃의 아름다움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비오는 날은 가벼운 옷을 입고 소설을 읽고 싶으시다던 스님. 시는 꼿곳이 앉아 읽지 말고 누워서 먼산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소리내어 읽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하시던 스님. 오늘 같은 날은 저도 일손을 놓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시를 읊으며 `게으름의 찬양`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솔숲 흰구름방`이란 이름을 붙인 이 자그만 방엔 아직마늘 냄새가 가득합니다. 어제 아침 저희 식구 모두 밭에 나가 마늘을 거둬들이고 저녁엔 물에 불린 마늘은 열심히 벗겨 내는 작업을 계속했더니 옷에 배인 냄새가 쉽게 가시지를 않습니다. 가끔.. 더보기
레드 레블레이션. 나는 하루를 살았는데, 생각 속에서 삼년이 지나가고 넌 그대로구나? 꿈에서는 스물하나에 죽은 친구가 나타나, 우리가 알고 지낸 삼년을 다 살고 깨어나면 또 죽고 열아홉 살이었을까요, 다락방에서 고장 난 시곗바늘을 빙빙 돌리다 바라보면 창밖은 시계에서 빠져버린 바늘처럼 툭 떨어진 어둠 그러니까 열아홉을 떠올리는 일은 열아홉이 되는 일이 아니라 열아홉까지의 시간을 다 살게 하는데, 어둠 속에 촘촘히 박혀 있는 시곗바늘처럼 창밖에는 숲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들었을 뿐, 생각은 해마다 달력을 찢기 위해 먼 나무를 쓰러뜨리는 푸른 벌목장입니다 숲이 사라지면 초원이 초원이 사라지면 사막이 죽은 짐승의 뼈를 하얀 가루로 날릴 때, 모래에 비스듬히 꽂힌 뿔이 가리키는 침묵처럼 세벽 세시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이야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