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는 누구일까??.... - 낮에 보일러수리공이 다녀갔다 겨울이 들이닥치면북풍 아래서 집들은 웅크리고문들은 죄다 굳게 닫힌다.그게 옳은 일이다.낮은 밤보다 짧아지고세상의 저울들이 한쪽으로 기운다.밤공기는 식초보다 따갑다.마당에 놀러왔던 유혈목들은동면에 들었을 게다.개똥지바퀴들은 떠나고하천을 넘어와 부엌을 들여다보던 너구리들도며칠째 보이지 않는다. 나는 누굴까, 네게 외롭다고 말하고서리 위에 발자국을 남긴 어린 인류를 생각하는나는 누굴까.나는 누굴까.낮에 보일러수리공이 다녀갔다.산림욕장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아무도 만나지 못했다.속옷의 솔기들 마냥 잠시 먼 곳을 생각했다.어디에도 뿌리 내려 잎 피우지 마라!씨앗으로 견뎌라!폭풍에 숲은 한쪽으로 쏠리고흑해는 거칠게 일렁인다. 구릉들 위로 구름이 지나가고불들은 꺼지고 차디찬 재를 남..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