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3/09

제길할~ 전설의 짬뽕! 전설의 짜장면!? 자장면 왔습니다 자장면 배달원이 자장면을 가지고 왔다 거기 놓으세요 가장 어린 직원이 신문지를 편다 야근을 자장면 먹듯이 하는 때 우리는 둘러앉아 자장면을 먹는다 만사천원입니다 덤으로 튀김만두도 가져온 배달원은 빈 철가방을 들고 나갔다 우리는 자장면을 먹으며 자장면집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생각했다 어느 집이나 다쿠앙의 맛은 다 비슷하고 배달 오토바이의 종류도 다 비슷하다 우리는 자장면을 먹으며 비닐랩이 없던 시절에도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던 그 초절 기교의 배달원들을 생각했다 그때도 자장면 집은 존재하지 않았다 자장면을 다 먹고 빈 그릇을 복도에 내놓으면 언제 와서 가져 가는지 모르는 과연 그 자장면집은 어디인가? 전화를 걸어 "자장면??" 하면, 오는 말이 이루어지는 - 함 성호 시 '자장면은 전.. 더보기
마음으로 떠나는 먼 길. 혼자 강물 기대선 그대 남루한 등 뒤로 무리지어 떠나는 저 새떼 보아라 험한 세상 그리운 노래 따라 춤추며 흔들리며 끼룩끼룩 흩날리다 어둠 걷히는 강 저편 눈부시게 금비늘 은비늘 떨구며 가는구나.바삐 지나온 길 물살 재재거리는 모래톱에 꿇어 밤새도록 무릎 닦아 참회했으나 깃발 없는 둑길 가득 갈대꽃만 흐드러지고 새들이 떠난 자리 캄캄하게 기다리며 남아 있는 그대 이토록 오래 찾아 헤맨 것은 무엇이었을까 눈 떠보면 발아래 와 부딪히는 물소리 들판 한가운데로 두고 온 모든 것들이 깃 치며 살아나는 소리 툭 툭 꽃잎 털며 마침내 그대 일어설 때 보는가 숨죽여 엎드렸던 잡풀들 사이 펄럭이며 달려와 우리 앞에 서는 이 깊디깊은 눈물 끝간 데 없는 우리들의 귀로(歸路). - 고 두현 시 '먼 길 온 사람' 모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