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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

끝이 없는 이야기 나의 기분이 나를 밀어낸다 생각하는 기계처럼 다리를 허리를 쭉쭉 늘려본다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서 화초가 말라 죽는다 뼈 있는 말처럼 손가락처럼 일정한 방향을 가리킨다 죽으면 죽은 기분이 남을 것이다 아직 우리는 웃고 말하고 기분을 낸다 먹다가 자다가 불쑥 일어나는 감정이 어둠 속에서 별 의미 없이 전달되어서 우리는 바쁘게 우리를 밀어낸다 나의 기분은 등 뒤에서 잔다 나의 기분은 머리카락에 감긴다 소리내어 읽으면 정말 알 것 같다 청바지를 입는 것은 기분이 좋다 얼마간 뻑뻑하고 더러워도 모르겠고 마구 파래지는 것 같다 감정적으로 구겨지지만 나는 그것이 내 기분과 같아서 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이근화 시 '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모두 *반복되어 지는 것은 기분이 나쁘다. 한달에 평균 25일 을 출근 하.. 더보기
고개를 들고, 푸르고 높은 하늘을 보자. 둘이서 마주 앉아, 잘못 배달된 도시락처럼 말없이, 서로의 눈썹을 향하여 손가락을, 이마를, 흐트러져 뚜렷해지지 않는 그림자를, 나란히 놓아둔 채 흐르는 우리는 빗방울만큼 떨어져 있다 오른빰에 왼손을 대고 싶어져 마음은 무럭무럭 자라난다 둘이 앉아 있는 사정이 창문에 어려 있다 떠올라 가라앉는, 생전의 감정 이런 일은 헐거운 장갑 같아서 나는 사랑하고 당신은 말이 없다 더 갈수 없는 오늘을 편하게 생각해본 적 없다 손끝으로 당신을 둘러싼 것들만 더듬는다 말을 하기 직전의 입술은 다룰 줄 모르는 악기 같은 것 마주 앉은 당신에게 풀려나간, 돌아오지 않는 고요를 쥐어주고 싶어서 불가능한 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당신이 뒤를 돌아볼 때까지 그 뒤를 뒤에서 볼 때까지 -유희경 시 '내일, 내일' 모두 * .. 더보기
삶이,, 시시하다. 시시할 것 아주 시시할 것 내 소원 선사 구석기 말 어느날 구름도 좀 있었겠지 그런 날 한 뜨내기 사내로든 한 뜨내기 사내 떠나보낸 한 계집으로든 나 죽고 싶어 그리 죽고 싶어 가을이건 겨울이건 이듬해 유들지는 봄이건 언제건 죽을지도 모르게 나 죽고 싶어 가령 조릿대 푸나무서리에 툭 떨어져 있는 철새 주검 그 옆 언어 이전의 느린 의성어 의태어 잠든 달밤 그쯤 - 고은 시 '나의 소원' 모두 * 세월을 정리 하는 것도 아닌데,, 때 마다 버려야 하는 책들이 많기도 하다. 이리저리 필요할 것이라고 버리지 않고 모아 두었던 잡지들을 몇박스씩 싸서 버리면서,, 결국에는 필요 보다는 욕심이 앞섰음을 깨닿는다. 후에 다시 보리라는 기대는 이제는 장담하지 말자. 세상은 내 속도 보다도 빠르게 변하고 지식은 더욱 빠.. 더보기
아아~~ 제길 헐~ ?! 비로소 나는 전체이다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는 더이상 불 기운이 남아 있지 않은 타버린 잿더미 소락소락 날려보낼 바람 한자락도 일지않는내 무능으로부터 이제 막 전능이 뱃속에서 빠져나왔다 회한 가라 -고은 시 '어청도 바다 앞에서' 모두 *시우 여러분, 휴가는 잘 보내고 계신지요? 저는 아이들과 처를 시골집에 보내고 모처럼 홀로 칩거에 들어 갔습니다. 시원한 곳에 침구를 깔아 놓고 하루내내 잠도 자고 영화도 한편, 그리고 깊게 잠든, 페이스북도 기능을 업하고, 노트북도 메모리를 더해 기능을 충전 해 놓았습니다. Apt 곳곳에서 사람사는 소리와 소음이 가득한데... 나홀로 산속인듯, 끼니 때만 상가로 하산하니,, 맘껏 게을러진듯 유쾌 합니다. 바닥까지 떨어진 듯 한 체력과 감성을, 다시 충전합니다. 어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