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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5

자화상 - 선과 악의 한얼굴. 자화상(自畵像) - 선(善)과 악(惡)의 한 얼굴.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711) 이미지..,love. | 2008/04/14 (월) 11:23 추천(1) | 스크랩(1) 나는 아침에 일어나 이빨 닦고 세수하고 식탁에 앉았다 (아니다, 사실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 식탁에 앉았더니 아내가 먼저 이 닦고 세수하고 와서 앉으라고 해서 나는 이빨 닦고 세수하고 와서 식탁에 앉았다) 다시 뎁혀서 뜨거워진 국이 내 앞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침부터 길게 하품을 하였다. 소리를 내지 않고 하악을 이빠이 벌려서 눈이 흉하게 감기는 동물원 짐승처럼 하루가 또 이렇게 나에게 왔다 지겨운 식사(食事), 그렇지만 밥을 먹으니까 밥이 먹고 싶어졌다 그 짐승도 그랬을 것이다: 삶에 대한 상기(想起), 그것에.. 더보기
새로운 길?! 꽉 막힌 도로, 새로운 '길'을 찾아 인내하며...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508) 이미지..,love. | 2008/04/13 (일) 10:23 추천(0) | 스크랩(0)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모든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의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더보기
목련은 피고, 또 지고.. 목련은 피고,, 또, 지고나면 그 뿐....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432) 이미지..,love. | 2008/04/11 (금) 23:17 추천(0) | 스크랩(0)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 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 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이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 더보기
표정없는.. 내 얼굴. 잃어버린 듯한 '얼굴' - 내 얼굴,,,,,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358) 이미지..,love. | 2008/04/06 (일) 20:04 추천(0) | 스크랩(0) 봄이 가까워질수록 눈은 산꼭대기로 올라간다 햇빛이 시려워 시려워서 피워놓은 눈꽃을 자꾸만 꺼뜨리며 따라오는 햇빛의 눈을 피해 눈은 음지로 음지로 숨어든다 누구도 그를 알아볼 수 없는 곳으로 쫒기지 않고서는 오를 수도 없었을 산정에서 그가 본 것은 무었이었을까 겨우내 연기 한번 피우지 않고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바위틈에 간신히 서려 있다가 점점 잦아들어, 마침내 훅 꺼져버린 눈의 눈 시린 물 흘러내리는 이른 봄마다 나는 눈 어두워 알지 못했네 그것이 한 운둔자의 피라는 것을. -나희덕 시 '눈의 눈'모두 --------.. 더보기
창가의 불 빛. 창 가에 불빛... 그 따스함이 그리워,,,,,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393) 이미지..,love. | 2008/04/03 (목) 16:45 추천(0) | 스크랩(0) 불빛을 훔치려는 사람처럼 문이 아닌 창 쪽으로 가서 집안을 들여다 본다 남편과 큰아이는 장기를 두고 있고 접시에 남은 과일은 아직 물기 마르지 않았고 주전자에서는 김이 오르고 있다 작은 아이는 자는가 나는 한마리 나방인 듯이 창문에 부대껴 서서 생각한다 그 익숙한 살림살이들의 낯섦에 대하여 부르면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의 아득함에 대하여 내가 없는 세상의 온기 또는 평화에 대하여 큰 아이가 자꾸 시계를 올려다본다 그러나 한마리 나방인 듯이 오늘은 창 밖 어둠속에 나는 숨어서 오래오래 들여다본다 불 켜진 버스처럼 금방.. 더보기
그렇게, 쉬울 수 있다면... 그래.. 그렇게 쉬울 수 있다면.....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373) 이미지..,love. | 2008/03/27 (목) 12:13 추천(0) | 스크랩(0) 물 속을 들여다 보면 물은 내가 무가 되라 한다 허공을 올려다 보면 허공은 또 내게 무심이 되라 한다 허공을 나는 새는 그저 자취없음이 되라 한다 그러나 나는 무가 될 수 없다 어느 곳을 가나 내 흔적은 남고 그는 내게 피 없는 심장이 되라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도둑처럼 밤중에 이슬을 밟고 와서 나더러 옷을 벗으라 하고 내 머리를 바치라 한다 나더러 나를 버리라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내게 물이 되라 하나 나는 불로서 타오르려 한다 그는 내게 미소가 되라 하지만 그러나 아직 내 안에 큰 울음이 넘쳐.. 더보기
얼굴, 얼굴들... 비가 오시네... '보고싶은 얼굴, 얼굴들',,,,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438) 이미지..,love. | 2008/03/23 (일) 05:32 추천(0) | 스크랩(0) -밤을 새워,, 비는 오시는데,,,, 저 비에 시름을 씻어 흘린다.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꺽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더보기
또 다른,, 내 모습. 또 다른, 내 모습.. '안경을 쓰고,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490) 이미지..,love. | 2008/03/22 (토) 06:53 추천(0) | 스크랩(0) 흙도 가려울 때가 있다 씨앗이 썩어 싹이 되어 솟고 여린 뿌리 칭얼대며 품속 파고들 때 흙은 못 견디게 가려워 실실 웃으며 떡고물 같은 먼지 피워 올리는 것이다 눈 밝은 농부라면 그걸 금세 알아차리고 헛청에서 낮잠이나 퍼질러 자는 갈퀴 깨워 흙의 등이고 겨드랑이고 아랫도리고 장딴지고 슬슬 제 살처럼 긁어주고 있을 것이다 또 그걸 알고 으쓱으쓱 우쭐우쭐 맨머리 새싹은 갓 입학한 어린애들처럼 재잘대며 자랄 것이다 가려울 때를 알아 긁어 주는 마음처럼 애틋한 사랑 어디 있을까 갈퀴를 만나 진저리 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