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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4

그래도, 가슴으로... 그래도,,, 가슴으로 안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1083) 이미지..,love. | 2007/11/07 (수) 17:15 추천(4) | 스크랩(0) 동량역까지 오는 동안 굴은 길었다 남자는 하나 남은 자리에 여자를 앉히고 의자 팔걸이에 몸을 꼬느어 앉아 있었다 여자는 책갈피를 한 장 한 장 넘기고 남자는 어깨를 기울여 그것들을 읽고 있었다 스물 여섯 일곱쯤 되었을까 남자의 뽀연 의수가 느리게 흔들리고 손가락 몇 개가 달아나고 없는 다른 손등으로 불꽃 자국 별처럼 깔린 얼굴 위 안경태를 추스리고 있었다 뭉그러진 남자의 가운데 손가락에 오래도록 꽂히는 낯선 내 시선을 끊으며 여자의 고운 손이 남자의 손을 말없이 감싸 덮었다 굴을 벗어난 차창 밖으로 풀리는 강.. 더보기
아파도 웃는다! 아파도,,,, 웃는다.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714) 이미지..,love. | 2007/11/05 (월) 18:05 추천(1) | 스크랩(1) -저... 섬세한 연결,, 내 삶도 여러곳으로 저리도 섬세하게 연결되여 있다, 나와 당신의 현재의 수많은 이 중의 하나의 연 처럼,,,,, 정거장 풀랫포옴에 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 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간판이 없어 집 찾을 근심이 없어 빨갛게 파랗게 불 붙는 문자(文字)도 없이 모퉁이 마다 자애로운 헌 와사등에 불을 혀 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 어진 사람들 다들, 어진 사람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로 돌아들고. -이동주 시 '간판 없는 거리'모두 --------------------------------.. 더보기
이기심. '나'가 살아 있음으로 괴로운 세상의 이기심.....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735) 이미지..,love. | 2007/11/03 (토) 20:53 추천(0) | 스크랩(1) 주렁주렁 열린 감, 가을 오자 나무들 일제히 등불을 켜 들었다 제 갈길 환히 밝히려 어떤 것은 높은 가지 끝에서 어떤 것은 또 낮은 줄기 밑둥에서 저마다 치켜든 붉고 푸른 사과 등, 밝고 노란 오렌지 등, ....... 보아라 나무들도 밤의 먼 여행을 떠나는 낙엽들을 위해선 이처럼 등불을 예비하지 않던가. -오세영 시 '등불'모두 ------------------------------------------------------------------------------------------------------.. 더보기
외로운,, 인간. '살아있음'으로 외로운 존재, 인간이여....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732) 이미지..,love. | 2007/11/01 (목) 21:33 추천(1) | 스크랩(1) 모처럼 해 밝은 때 퇴근한 날 집 뒤의 산길 오른다 살랑대는 나뭇잎 풀잎 사이로 뉘엿뉘엿 햇살 깔리는 오솔길에 들면 느긋한 소 한마리가 된 듯하다 하루치 빠듯한 노동을 끝내고 잔등에 노오란 볕살을 받고 앉아 시름없이 천천히 되새김질하는 소 아직 햇볕이 남아 있는 등뒤의 언덕은 푸근하고 든든하다 소에게 등 비빌 언덕이 있는 것처럼 내 뒤로도 듬직한 산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기쁨이냐 소가 여물을 한입에 먹어치우지 않듯이 오후의 산책에선 산 정상을 탐하지 않는다 귀한 책은 하루에 몇 장씩만 되새겨 읽는 것 나머지는 .. 더보기
가식을 벗고,,, 나는 너무 오래 서 있었거나 걸어가고 있다.... !!!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709) 이미지..,love. | 2007/10/30 (화) 11:33 추천(0) | 스크랩(1) -난장 같고 미로 같은 인생길...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내 인생을 가야한다. 나도 그렇지만 너도 돌파구가 있다고 생각하니 어딘가에 마치 여우굴처럼 아니면 성당의 출입문처럼 돌파구가 두 팔을 벌리고 웃으면서 널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나도 그렇지만 너도 지금 당장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빌딩의 유리창을 열고 나라도 뛰어내릴 거라고 생각하니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을 잃은 채 낙산사에 가서 동해의 수평선을 바라본다고 해서 명동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한다고 해서 돌파구가 꽃처럼 피어날 수 있을것 같니 돌파구.. 더보기
비몽사몽. "비몽사몽..." - 내리는 비 소리에 자다가 깨다가,,,,,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998) 이미지..,love. | 2007/10/28 (일) 18:00 추천(1) | 스크랩(1) 예금통장에 잔고가 얼마 없다 월급날은 한참 남았다 들여다 보니 쌀통 김치통 꽤 남았다 냉자고엔 시든 고추 파 두어 뿌리 평소엔 살피지도 않던 뒤 베란다 감자 양파 몇 알도 쓸만하다 옷장엔 유행 안 맞아도 옷들이 주렁주렁 책장엔 읽지 못한 책들이 쌓여 있다 모든 것은 풍요하고 너끈하다 조금 비어서 기분좋은 위(胃)처럼 잡풀을 쳐낸 생의 앞마당은 여백이 넓찍하고 식탁은 신선한 허기(虛氣)로 풍성하다 예금통장이 빈 도시락처럼 달그락거릴 때면 푸석푸석 곰팡내 나는 녹에 파뭍혀 있던 낡고 헌 사물들의 말간 얼굴.. 더보기
자포자기. "자포자기.." - 스스로에게 "난 안돼, 난 못해!" 하고 최면을 거는 것,,,,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695) 이미지..,love. | 2007/10/26 (금) 17:43 추천(0) | 스크랩(0) 그대 보고 싶은 마음 죽이려고 산골로 찾아갔더니, 때아닌 단풍 같은 눈만 한없이 내려 마음속 캄캄한 자물쇠로 점점 더 벼랑끝만 느꼈습니다 벼랑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가다가 꽃을 만나면 마음은 꽃망울 속으로 가라앉아 재와 함께 섞이고 벼랑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조정권 시 '벼랑끝'모두 ------------------------------------------------------------------------------------------------------------.. 더보기
극기. 나 와의 끝임없는 싸움,,,, "극기..." 얼리 나의 테마글 보기 얼리 테마 보기 조회(561) 이미지..,love. | 2007/10/24 (수) 15:15 추천(0) | 스크랩(1) 제 빛남의 무게만으로 하늘의 구멍을 막고 있던 별들, 그날 밤 하늘의 누수는 시작 되었다 하늘은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 것이었던가 별똥별이 떨어질 때마다 하늘은 울커울컥 쏟아져 우리의 잠자리를 적시고 바다로 흘러들었다 그 깊은 우물 속에서 전갈의 붉은 심장이 깜박깜박 울던 초여름밤 우리는 무서운 줄도 모르고 바닷가 어느 집터에서, 지붕도 바닥도 없이 블록 몇 장이 바람을 막아주던 차가운 모래 위에서 킬킬거리며, 담요를 밀고 당기다 잠이 들었다 모래와 하늘, 그토록 확실한 바닥과 천장이 우리의 잠을 에워싸다니, 나는 하늘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