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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4

흙 냄새. 비에 젖은 흙내음이 상쾌하게 온몸을 감쌀 때,,,, 조회(365) 이미지..,love. | 2007/03/29 (목) 11:23 추천(0) | 스크랩(1) -때로는 이처럼 '섬'에 홀로 서 있다, 아무도 없이 나 혼자,,,, 맨땅이였다 언제 그곳에 잎이 있었나? 여름이 되면서 난처럼 피었던 잎들 하나 둘 짓무르면서 언제 그곳에 잎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지워지더니 어느날 불쑥, 잎그늘 하나 없는 그 맨땅에서 꽃대 한 줄기가 솟아 올랐다 돌 섞인 흙과 딱딱하게 굳은 흙바닥일 뿐인 그곳에서 그 흙바닥 밑에 뿌리가 묻혀 있었는지조차 잊었는데도 마치 무의식 속에 묻혀 있는 기억을 일깨우는 송곳처럼 닫힌 망각의 문을 두드리는 손가락처럼 솟아올라, 맑은 수선화를 닮은 꽃 한 송이를 피워 물었다 세상에! 잎이 다 진후에.. 더보기
비우기 위해. 시간의 흐름이 보일 때,,, 비우기 위해,,, 조회(360) 이미지..,love. | 2007/03/26 (월) 12:21 추천(0) | 스크랩(1) 저 나무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늙은 왕버들 한 그루가 반쯤 물에 잠겨 있다 더운 김이 오르는 욕탕, 마을 어귀 아름드리 그늘을 드리우던 그녀가 오늘은 물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울틍불틍한 나무껍질이 더 검게 보인다 그 많던 잎사귀들은 다 어디에 두고 빈가지만 남은 것일까 왕버들 곁으로 조금 덜 늙은 왕버들이 다가와 그녀의 등과 어깨를 천천히 밀어준다 축 늘어진 배와 가슴도, 주름들도, 주름들 사이에 낀 어둠까지도 환해진다 나무껍질 벗기는 냄새에 나도 모르게 두 왕버들 곁으로 걸어간다 냉탕에서 놀던 어린 버들이 뛰어오고 왕버들 4代, 나란히 푸른 물 속에 .. 더보기
햇살. 몸과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햇살에 웃다 !!! 조회(376) 이미지..,love. | 2007/03/25 (일) 11:39 추천(1) | 스크랩(1) 산이 가랑이 사이로 해를 밀어 넣을 때, 어두워진 바다가 잦아들면서 지는 해를 품을 때, 종일 달구어진 검은 뻘흙이 해를 깊이 안아 허방처럼 빛나는 순간을 가질 때, 해는 하나이면서 셋, 셋이면서 하나 도솔가를 부르던 월명노인아, 여기에 해가 셋이나 떴으니 노래를 불러다오 뻘속에 든 해를 조금만 더 머물게 해다오 저녘마다 일몰을 보고 살아온 와온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딸기꽃을 꺽어 바치지 않아도 세 개의 해가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에 찬란한 해도 하루에 한 번은 짠물과 뻘흙에 몸을 담근다는 것을 알기에 쪼개져도 둥근 수레바퀴, 짜디짠 내 눈.. 더보기
홍수염?! 가난한 사랑의 노래,,, 왜 '홍수염' 인가,,,,?! 조회(354) 이미지..,love. | 2007/03/23 (금) 12:23 추천(0) | 스크랩(1)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더보기
3不 정책. 3不 정책,,, 그리고 살아가는 것,,,, 조회(373) 이미지..,love. | 2007/03/22 (목) 12:23 추천(0) | 스크랩(2)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 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 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 --- 하고 .. 더보기
꽃샘추위. 아직도 멀리 있는 봄소식,,, 노란 개나리 꽃,,, 조회(479) 이미지..,love. | 2007/03/21 (수) 11:39 추천(0) | 스크랩(1) 아주 아주 오래 전 바닷가 한 왕국에 한 소녀가 살았어요 애너벨 리라면, 당신도 알지 몰라요 이 소녀는 날 사랑하고 내 사랑을 받는 것밖엔 딴 생각은 아무것도 없이 살았어요 나도 어렸고 그 애도 어렸죠 바닷가 이 왕국에서 하지만 우린 보통 사랑 이상으로 사랑했어요, 나와 애너벨 리는 하늘의 날개달린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시샘할 만한 사랑으로 그 때문에 오래 전, 바닷가 이 왕국에서 한 차례 바람이 구름으로 부터 불어와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하게 만들어 버렸어요 그리곤 그녀의 지체 높은 친척들이 와서 그녀를 내 곁에서 데려가 바닷가 이 왕국 무덤에 .. 더보기
안개 비. 내마음에 안개비가 스미어 적시면,,,, 조회(298) 이미지..,love. | 2007/03/21 (수) 11:21 추천(0) | 스크랩(1) 안개가 나뭇잎에 몸을 부빈다 몸을 부빌 때마다 나뭇잎에는 물방울들이 맺힌다 맺힌 물방울들은 후두둑 후둑 제 무게에 겨운 비 듣는 소리를 낸다 안개는, 자신이 지운 모든 것들에게 그렇게 스며들어 물방울을 맺히게 하고, 맺힌 물방울들은 이슬처럼, 나뭇잎들의 얼굴을 맑게 씻어준다 안개와 나뭇잎이 연주하는, 그 물방울들의 화음, 강아지가 제 어미의 털 속에 얼굴을 부비듯 무게가 무게에 몸 포개는, 그 불가항력의 표면 장력, 나뭇잎에 물방울들이 맺힐 때마다, 제 몸 풀어 자신을 지우는 안개, 그 안개의 입자들 부빈다는 것 이렇게 무게가 무게에게 짐 지우지 않는 것 나무의 .. 더보기
봄. 이 봄 !?,,, 잔잔한 햇살이 뺨을 어루만질 때,,,, 조회(322) 이미지..,love. | 2007/03/19 (월) 12:50 추천(0) | 스크랩(1)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해야 할 말이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잊혀지기 전 두고 두고 아름가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 있어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어 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해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또 한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 한 잔은 이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