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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0

골목길. 추억으로 가는 미로 - 골목길,,, 조회(660) 이미지..,love. | 2006/12/09 (토) 14:41 추천(0) | 스크랩(1) 산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엽어 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 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 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윤동주 시 '자화상'모두 -------------------.. 더보기
꼬라지?!... "꼬라지?!....." 조회(386) 이미지..,love. | 2006/12/07 (목) 12:27 추천(0) | 스크랩(1) 미안해 너무 늦지 않기를 망설이다 토해내는 한 마디 사랑함에 지칠 줄 몰라서 사랑 뒤에 아품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 벙어리 냉가슴 앓아도 그저 당신 웃음이 좋아 마주 웃어 주었지 그 웃음 뒤에 눈물이 흐르고 있음을 미처 몰랐다 이미 기운 달 미안하다 외쳐 보지만 소슬바람만 귓가를 울릴 뿐이었다 사랑만 해서 바보가 되었나? 때늦은 후회, 굳어버린 말 가슴에서 치미는 한 마디 미안해! -김재미 시 '미안해'모두 ----------------------------------------------------------------------------------- -어제는 퇴근길에 술이 .. 더보기
풍경. 창 밖에 흐르는 풍경,,,, 조회(355) 이미지..,love. | 2006/12/05 (화) 12:48 추천(0) | 스크랩(0) 눈이 날린다 차가운 것이 유리에 와 닿는다 제각기 가야 할 종점- 마음은 어느 하늘을 달리는가 무릎 위에 얼굴을 파묻고 가는 지친 몸짓도 어둡게 살아온 흐린 눈망울도 손을 잡으면 정다운 이웃들! 십이월 하늘은 북구라파의 표정을 하고 눈발이 세차게 휘몰아 오는데 아무도 말이 없는 이 차가움 속에 누구의 기침소린가 비늘처럼 가슴을 찌른다. -박정온 시 '차에서'모두 ------------------------------------------------------------------------------------ -짙어지는 어둠속에서 거리의 네온이 환하게 불을 밝히면,,,, .. 더보기
부모. 부모의 마음이란,,,, 조회(467) 이미지..,love. | 2006/12/04 (월) 12:46 추천(0) | 스크랩(0) 늦게 오는 날 아파트 계단에 한 몸처럼 포개져 있는 그릇 가족 내 이웃집에서 내놓은 듯한 자장면 그릇을 본다 주인은 무슨 믿음으로 이리도 깨끗이 자장면 그릇을 닦아 내어 놓았을까? 선방(禪房)의 바릿대를 보듯 자장면 그릇을 보고 있네 여태껏 저리도 정갈한 자장면 그릇을 본적이 없어 울림이 전해 오는데 아마 양식을 주신 신들에게 고마움과 맛있게 요리해준 주방장과 중국집 배달원에, 고마움에 대한 작은 애씀 이였으리라 그리고 뜨거운 것을 담고 온 그릇 속을 아기 얼굴 씻기듯 닦아 계단이 아닌 세상에 내어 놓았으리라 가섭(迦葉)이 보고 미소 지었다는 부처의 꽃은 무엇인가? 대부분 비워낸.. 더보기
진퇴, "動善時" - '바르게 물러설 때 와 나아갈 때.... 조회(338) 이미지..,love. | 2006/12/02 (토) 12:40 추천(0) | 스크랩(1) 날콩을 끓이고 끓여 푹 익혀서 밢고 짓이기고 으깨고 문드러진 모습으로 한 덩이가 되어 붙는 사랑 다시는 혼자가 되어 콩이 될 수 없는 집단의 정으로 유입되는 저 혼신의 정 덩어리 으깨지고 문드러진 몸으로 다시 익고 익어 오랜 맛으로 퍼져 가는 어설프고 못나고 냄새나는 한국의 얼굴 우리는 엉켜버렸다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실날로 서로 엉켜 네 살인지 내 살인지 떼어내기 어려운 동질성 네가 아프면 내가 아프고 내가 아프면 네가 아픈 그래서 더는 날콩으로 돌아갈 수 없는 발효의 하얀 금줄의 맛 분장과 장식을 모두 버리고 콧대마저 문지른 다음에야 바닥에서 높.. 더보기
이념,, 친북좌파들! "居善地" - 하늘이 아니라 '좋은 땅'에 거하자!!! 조회(437) 이미지..,love. | 2006/11/30 (목) 12:39 추천(1) | 스크랩(1) 어수룩 저녘 같은 아침을 맞이했고 어수룩 아침 같은 저녁을 맞아 접는다 무엇이건 그리워 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즐겁다 그렇게 살았다 아이 데리고 찜질방 하루 보내고 고장 난 차 실려 보내고 수리비 계산하고 왜 사는가 반문하고 그게 그거다 내 것이라는 이유로 목멜 것도 없고 간절하면 간절한 대로...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그냥 그렇게 어떤 한사람으로 남아서 가면 가는 날까지, 그런 모습으로 그런 사람으로 그렇게 사는 것이다 사는 것이다. -박선미 시 '잠 안 오는 저녁'모두 ---------------------------------------.. 더보기
건강. "與善人" - 더블어 선하게 살라는,,,, 조회(380) 이미지..,love. | 2006/11/29 (수) 12:41 추천(0) | 스크랩(1) -삶이 뿌~연 안개속을 헤맬때,,,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었고 그 한 달이 10년이 되었다 내가 지나온 자리엔 수많은 별들이 떨어져 있었고 문턱에는 빗방울 들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내 삶의 때, 힘겨웠던 날들을 말해주듯, 벽에도 책상에도 문고리에도 거뭇거뭇 묻어있다 찬바람이 가슴에 스며들고 나뭇가지들은 앙상하게 떨고 서 있던 날 작은 손들을 바라보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오던 길을 돌아본다 내가 사랑하던 그곳은 내가 떠난 후에도 정다울 것이다 오늘 같은 내일이 없고 똑 같은 두번의 입맞춤도 없듯이 지난날의 내가 다시 돌아 올리가 없다. -최경희 시 '흔적'.. 더보기
불면. 때로는 밤을 하얗게 새우며,,,, 조회(340) 이미지..,love. | 2006/11/28 (화) 12:50 추천(0) | 스크랩(0) 저녁거리에 젖어드는 빗방울들 어디든 흘러갈 저들 틈에서 선명하지도 않은 불빛들을 삼키며 안개인 듯 모호하게 깔리는 숱한 생의 한 소절, 살아있는 것들과 그림자를 섞으며 빗방울이 부딪히는 거리 마다 시간의 추를 풍경으로 내다 걸었네 우리는 지금 누구에게 젖어들고 싶은 것일까 뜨겁게 지나간 시절들을 아련히 떠올리며 어느 곳으로 부딪혀 굴절되고 싶은 것일까 저녁의 지면에 눈물처럼 얼룩진 슬픔을 쓸고 쓸어내며 지상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하루를 습자지 같은 얇은 눈으로 보았네 하루 끝에서 제 흔적을 지우며 다시 떨어지는 생(生)의 방울들. -고행숙 시 '윤회'모두 --------.. 더보기